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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만들기 — 첫 대사가 절반이다

설정을 아무리 길게 써도 첫 대사가 어긋나면 소용없다. 만드는 순서를 실제로 따라가 본다.

처음 캐릭터를 만들면 대개 설정부터 채웁니다. 나이, 직업, 과거사,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그런데 막상 대화를 열어 보면 밋밋합니다. 설정은 잔뜩 있는데 말은 평범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설정은 배경이고, 대화를 결정하는 건 말투와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말투와 태도를 가장 강하게 정하는 건 첫 대사입니다.

1. 첫 대사부터 쓴다

순서를 뒤집는 걸 권합니다. 설정을 다 채우고 마지막에 첫 대사를 짜내지 말고, 이 캐릭터가 나에게 처음 건네는 말을 먼저 정합니다. 그 한 문장이 정해지면 나머지가 따라옵니다.

좋은 첫 대사에는 세 가지가 들어 있습니다. 어디에 있는지, 나와 어떤 사이인지, 무엇을 원하는지입니다. “축하해, 15년 만의 성사거든. …근데 너, 소원은 정했어?” 이 한 줄에는 뭔가가 성사됐다는 상황, 나를 이미 알고 있다는 관계, 소원을 확인하려는 목적이 다 들어 있습니다.

반대로 “안녕? 반가워!” 같은 첫 대사는 아무 정보가 없습니다. 상대도 나도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모릅니다.

2. 질문으로 끝맺는다

첫 대사가 질문으로 끝나면 사용자는 바로 답하면 됩니다. 상황 묘사만 길게 이어지고 질문이 없으면, 받는 쪽이 먼저 방향을 잡아야 해서 진입이 어렵습니다.

꼭 물음표일 필요는 없습니다. “여기 앉아.” 처럼 행동을 요구하는 것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핵심은 다음 차례가 상대에게 명확히 넘어가는가입니다.

3. 성격은 형용사가 아니라 행동으로 쓴다

“다정하다”라고 쓰면 해석의 폭이 너무 넓습니다. 대신 다정함이 어떤 행동으로 나타나는지를 씁니다.

“상대가 말끝을 흐리면 캐묻지 않고 화제를 돌린다”, “약속 시간보다 항상 10분 먼저 와서 기다린다” 처럼 쓰면 캐릭터가 실제로 그렇게 움직입니다. 형용사 열 개보다 이런 문장 두세 개가 훨씬 강하게 작동합니다.

말투도 마찬가지입니다. “무뚝뚝함” 대신 “문장이 짧고 감탄사를 거의 쓰지 않는다”, “칭찬을 들으면 화제를 돌린다” 처럼 적습니다.

4. 하지 않는 것도 적는다

의외로 효과가 큽니다. 이 캐릭터가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을 한두 개 적어 두면 인물의 윤곽이 또렷해집니다. “먼저 연락하지 않는다”, “사람 많은 곳에서는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같은 것들입니다.

금지가 하나도 없는 캐릭터는 상황에 따라 아무 말이나 할 수 있어서, 결국 개성이 흐려집니다.

5. 세계관은 ‘대화에 쓰일 것만’

설정을 길게 쓰는 게 항상 좋은 건 아닙니다. 대화 중에 한 번도 언급되지 않을 정보는 넣어도 티가 나지 않습니다. 기준은 간단합니다 — 이 정보가 캐릭터의 말이나 행동을 바꾸는가?

“고향이 부산”은 사투리가 나오면 의미가 있고, 아니면 없습니다. “동생이 있다”는 동생 얘기가 나올 상황이 있으면 의미가 있습니다. 쓰이지 않을 설정은 빼는 편이 오히려 인물을 선명하게 만듭니다.

6. 만든 뒤에 직접 대화해 본다

열 번쯤 주고받아 보면 어디가 어긋나는지 보입니다. 자주 나오는 문제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말투가 유지되지 않는 것, 다른 하나는 상황이 바뀌어도 같은 태도를 반복하는 것입니다.

전자는 말투 규칙을 더 구체적으로 적으면 잡힙니다. 후자는 “이럴 땐 이렇게 반응한다”는 조건부 문장을 두세 개 넣으면 나아집니다.

공개할 때

만든 캐릭터는 나만 쓸 수도 있고 공개할 수도 있습니다. 공개를 선택하면 검토를 거쳐 목록에 실립니다. 검토에서 걸리는 대표적인 경우는 실존 인물을 그대로 옮긴 것, 타인의 저작물을 복제한 것, 미성년으로 읽히는 설정에 성적 요소를 섞은 것입니다. 마지막 항목은 예외 없이 반려됩니다.

제작 도구와 절차는 크리에이터 스튜디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만든 캐릭터를 참고하고 싶다면 캐릭터 둘러보기에서 성향별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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