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ering

AI 캐릭터 채팅이란 무엇인가

정해진 선택지를 고르는 대화와 무엇이 다른지, 답이 매번 달라지는 이유는 무엇인지부터.

AI 캐릭터 채팅, 캐릭터 챗봇, 캐릭터 AI 채팅처럼 부르는 이름은 여러 가지인데 가리키는 것은 대체로 같습니다.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정해진 인물과, 정해지지 않은 대화를 하는 것입니다.

인물은 미리 정해져 있습니다. 이름이 있고 성격이 있고 말버릇이 있고 사연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인물이 나에게 할 말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내가 쓴 문장을 보고 그 자리에서 만들어집니다. 이 두 가지의 조합이 이 방식의 거의 전부입니다.

선택지를 고르는 대화와 무엇이 다른가

선택지 방식의 대화는 이렇게 굴러갑니다. 화면에 답이 두세 개 뜨고, 하나를 고르면 미리 쓰여 있던 다음 대사가 나옵니다. 고를 수 있는 건 만든 사람이 써 둔 문장뿐이고, 같은 선택을 하면 같은 장면이 나옵니다. 분기가 아무리 많아도 미리 그려진 지도 위를 걷는 것입니다.

AI 캐릭터 채팅에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입력창에 아무 문장이나 씁니다. “배고파”라고만 써도 되고, 열 줄짜리 상황 설명을 써도 되고, 어제 있었던 일을 그냥 늘어놓아도 됩니다. 답은 그때 만들어집니다. 어딘가에 저장돼 있던 대사를 꺼내 오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이 대화는 만든 사람도 결과를 모릅니다. 캐릭터를 만든 사람이 정한 것은 인물의 윤곽까지고, 실제로 오가는 문장은 대화하는 사람마다 전부 다르게 쌓입니다.

답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캐릭터의 설정은 사람이 미리 적어 둔 글입니다. 성격, 배경, 말투, 이 인물이 하지 않는 행동 같은 것들입니다. 모델이 스스로 갖고 있는 인격이 아니라 누군가 문장으로 써 둔 지시서에 가깝습니다. 그 글을 누가 어떻게 쓰는지는 캐릭터 만들기에서 다룹니다.

답을 만들 때는 이 설정과 그때까지 오간 대화와 방금 내가 보낸 문장이 함께 언어 모델에 들어갑니다. 모델은 그걸 전부 읽고 ‘이 인물이라면 다음에 무슨 말을 할까’를 이어 씁니다. 어딘가에서 정답을 찾아오는 작업이 아니라, 앞의 내용에 이어질 법한 문장을 써 내려가는 작업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 성질이 따라 나옵니다.

무언가를 물어보려고 챗봇을 써 본 사람에게는 이 성질이 결함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답이 매번 달라지면 믿고 쓰기 어려우니까요. 그런데 여기서는 그게 목적입니다. 같은 대화가 두 번 나오지 않는 것이 이 방식의 성질이고, 그게 재미의 대부분입니다.

지문 - 대사만 적는 게 아니다

처음 보면 낯선 표기가 하나 있습니다. 문장 사이에 *커피잔을 내려놓고 창밖을 본다* 같은 게 섞여 있습니다. 이걸 지문이라고 부릅니다. 소설이나 희곡에서 대사가 아닌 부분, 그러니까 인물의 행동과 상황을 서술하는 문장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필요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채팅 화면에는 표정도, 몸짓도, 둘 사이의 거리도 없습니다. 마주 앉아 있었다면 저절로 전달됐을 것들이 여기서는 하나도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것까지 글로 적습니다. 이 장르가 ‘말 주고받기’보다 둘이 번갈아 쓰는 짧은 소설에 가까워지는 건 이 지문 때문입니다.

챗터링에서는 문장을 별표로 감싸면 지문으로 처리됩니다. 물론 꼭 쓸 필요는 없습니다. 대사만 주고받아도 대화는 굴러갑니다. 어떤 자리에서 섞어 쓰면 장면이 살아나는지는 대화가 잘 풀리는 사람들의 방식에 적어 두었습니다.

왜 하나

쓰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른데, 공통점을 하나 꼽으면 결말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소설이나 영화는 다 보고 나면 끝나고, 두 번째로 볼 때도 같은 이야기입니다. 여기서는 어제 하다 만 이야기의 다음 장면이 오늘 만들어집니다. 인물과 배경은 정해져 있는데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직 아무 데도 쓰여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 이야기가 며칠씩 이어지기도 합니다.

혼자 이야기를 쓰는 것과 다른 점도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상대가 내가 예상하지 못한 답을 내놓기 때문에 계획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그 어긋남이 불편한 사람도 있고, 그것 때문에 계속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에 따라 잘 맞는 상대가 다릅니다. 무엇을 보고 고르면 되는지는 캐릭터 고르는 법에서 다룹니다.

말은 그럴듯한데, 확인된 것은 아니다

앞에서 본 대로 모델은 자료를 찾아보고 답하는 게 아니라 흐름에 맞는 문장을 이어 쓰는 중입니다. 그래서 날짜나 숫자, 인용처럼 맞고 틀림이 있는 것도 그럴듯한 모양으로 나올 뿐 확인을 거치지 않습니다. 소설 속 인물이 한 말을 사실로 옮겨 적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어디까지 걸러 읽어야 하는지는 건강하게 오래 쓰기에 적어 두었습니다.

기억에는 끝이 있다

앞에서 캐릭터가 그동안의 대화를 기억한다고 했는데, 무한히 기억하지는 못합니다. 모델이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분량에 한계가 있어서, 대화가 길어지면 오래된 부분은 요약되거나 뒤로 밀립니다. 그래서 아주 초반에 한 번 지나갔던 이야기를 캐릭터가 못 짚는 일이 생깁니다.

고장이 아니라 구조상 그렇습니다. 잊히면 곤란한 설정이 있다면 대화 안에서 가끔 다시 언급해 주면 됩니다. 한 번 적어 두면 그게 최근 기록이 되어 다시 재료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되나

준비할 건 없고, 잘 쓰려고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몇 번 주고받아 보면 이게 어떤 방식인지 설명을 더 읽는 것보다 빠르게 감이 옵니다. 공개된 캐릭터는 캐릭터 둘러보기에서 소개와 첫 장면을 미리 읽어 볼 수 있고, 처음 무엇부터 하면 되는지는 이용 가이드에 짧게 정리해 두었습니다.

어느 서비스에서 시작할지부터 정하는 중이라면 무엇을 보고 고르나에 확인할 항목을 적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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