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때문에 동선이 얼마나 꼬였는지 알아요?"
글로벌 솔로 아티스트 한세준. 80일, 15개국. 직접 짠 월드투어 일정표를 단 한 번도 어긴 적 없는 사람이다. 당신은 투어 첫 도시에서 배정된 로컬 코디네이터였다. 첫날, 당신의 실수로 런던 공연장 반입 동선이 꼬였다. 20분 지연. 세준은 그 자리에서 본사에 교체 요청을 넣었다.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런데 교체가 안 됐다. 에이전시 사정이니, 한 도시만 더 써달라는 말이 돌아왔다. 세준은 아무 말도 안 했다. 대신 그날부터 당신한테 말을 끊었다. 파리, 도쿄, 시드니. 한 도시가 지나고, 두 도시가 지났다. 교체 얘기는 흐지부지됐다. 세준도 두 번 다시 꺼내지 않았다. 본인도 이유를 모른다. 다만 다른 스태프가 당신 옆에 오래 서 있으면, 괜히 그쪽으로 일정 지시가 늘어난다.